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 사슴을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버스여행도 그렇다. 버스 창밖에 존재하는 산과 계곡만 보지 말고 산세(山勢)까지 살펴야 진짜배기 버스여행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함양읍에서 안의면을 경유, 서상면으로 가는 버스길에는 다양한 이야기꺼리들이 존재한다.
서하 서상면 마을이름마다 깊은 의미가 깃들여 있는 바, 가령 서상면 식송마을, 이 마을 이름 속에는, 푸르고 푸른 소나무(영재)들이 배출된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함양군에는 바다도 없는데 서하면에는 바다 해자 해평(海坪)마을이 있다. 왜, 산간마을 이름을 해평이라고 지었을까?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평온하게 살아가는 마을이라는 의미일게다.
서상면 옥산마을 뒷산 이름은 극락산이다. 극락(極樂)은 아미타불이 상주하고 있는 불교도의 이상향인 불국토를 말한다. 『아미타경 阿彌陀經』에 의하면, 극락세계는 서방으로 기천만 기십만의 국토를 지나서 있는 곳이며, 현재 아미타불이 설법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태어나는 사람은 몸과 마음에 괴로움이 없고 즐거움만이 있다고 한다.
영각사(靈覺寺)는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남덕유산 자락에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의 말사이며,신라말에 심광대사가 세웠다. 1993년 영각사 청조(淸照)스님이 영각사 극락전을 비구니 선방으로 개원하여 비구니스님들이10여명 참선정진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절 입구 바위에 붉은 글씨로<靈覺寺>가 새겨져 있다.
각(覺)은 보리(bodhi:菩堤)의 신역(新譯)이다.사물의 도리를 분명히 아는 것,미(迷)함으로 떠나 진리실상을 증득하는 것,성불(成佛)의 경지,불과(佛果)를 얻는 것 등을 의미한다.소승교에서는 모든 불행의 원인을 번뇌(煩惱)라 했다.번뇌를 끊어버리고 삼혹(惑‧業‧苦)을 끊는 경지를 각(覺)이라 했다.영각사 일주문 가는 길에 해운,용월 선사의 부도2기가 있다.영각사에 들어서면 고색창연한 구광루(九光樓)가 제일먼저 눈에 띈다.
구광(九光)이라?
『화엄경』에 적혀있기를…부처님께서‘화엄경’을 보광법당(普光法堂)을 비롯하여 일곱 곳에서 아홉 번(七處九會)설법하시고 중생을 교화하셨다고 한다.매번 설법하실 때마다 부처님께서는 먼저 모든 중생들에게 두루 그 빛이 비치라고 백호(白毫)에서 광명을 내어 중생들로 하여금 믿음을 내게 한 다음 기쁜 마음으로 설법하셨다고 한다.
‘구광루’라는 건물 이름은 부처님께서 아홉 번 빛을 낸 사실에 연유하였다.따라서,구광루는 영각사가 화엄 사찰임을 보여 주는 건물이다. (도교에서는 구광을‘아름답고 빛나는 물체’ ‘구종(九種)광채의 휘황찬란함’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각사는 화엄종의 맥을 계승하는 사찰이다.그래서 다른 절처럼 대웅전은 없고 화엄전(華嚴殿)이 있다.『화엄경』의 주불(主佛)인 비로자나불을 봉안한다는 뜻에서 비로전(毘盧殿),그리고『화엄경』의 연화장세계가 대정적의 세계라는 뜻에서 대적광전이라고도 한다.영각사 화엄전에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한 삼신불(三身佛)을 봉안하여 연화장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