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택 함양군부의장님이 이번 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격려하기 위해 몇자 씁니다.
"의원님 진정한 지방자치는 무소속에서 비롯됩니다."
필자는 김윤택 후보 한테서 안의면의 비하인드스토리와 숨겨진 풍물이야기를 많이 얻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얻어들은 스토리텔링을 문학작품화한다면서, (저는) 차일피 미루다보니, 아무 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허허.
김윤택 후보가 저에게 처음 가르쳐준 스토리텔링은, 안의면에 위치한 골목집 토끼탕과 보신탕입니다.
장작불로 끓인 탕이라 여간 별미가 아닙니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식당 별미가 아니라 이 집 단골손님이 그 유명한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라는 것입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에 내정된 분이죠.
안 교수는 안의중학교출신입니다.
세월이 흘러 안교수는 수구초심, 옛고향이 그리워 주말이면 안의로 와 골목집에서 옛친구들과 토끼탕을 잡숫고 했답니다. 언젠가 김윤택 의원 초대를 받고 골목집에 가 토끼탕을 먹었는데요.
珍味珍味 이런 진미가 없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김윤택 후보가 데려간 곳은 성수큰스님께서 용맹정진한 황대선원입니다.
성수 큰스님께서는 양산 내원사로 출가해 1948년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습니다. 1955년 범어사 강원을 졸업한 스님은 1967년 조계사를 시작으로 범어사, 해인사, 고운사, 마곡사 등에서 주지 소임을 맡았고, 1981년 조계종 제18대 총무원장을 역임했지요. 1994년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으며 2005~2008년 조계종 전계대화상을 역임했습니다. 철저한 계행을 바탕으로 한국 간화선의 전통을 계승하려 노력했던 스님은 말년에 함양땅 안의면 월림리 바로 이곳에 토굴을 짓고 용맹정진하시다가 2012년 4월15일 통도사 관음암에서 입적했습니다.
황대선원은 함양군 안의면 월림리 1348번지에 위치합니다. 황석산에 기대어 있는 황대선원은 고요하고 적막했습니다.
황대선원에 당도하자 오후, 새들이 햇살을 경내로 실어날랐습니다.
절집이면 있게 마련인 일주문도 전각도 현판도 당호도 없습니다
대숲에 둘러싸인 농가주택 같은 벽돌집이 조실당인 셈입니다.
절방 뒤편에 성수 큰스님의 우렁찬 붓글씨 한 점이 있습니다.
세상선.
선거에 임하는 김윤택 후보에게 이 세글자를 드립니다.
부디 당선되셔서 지역면민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하세요.
아참 하나더 김 후보에게 당부.
성수큰스님은 살아생전 불자들에게 하심(下心)을 강조했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 하심하면서 좋은 말로 복을 짓고, 하루에 한번이라도 부처님처럼 당당하게 허리를 바로 세우고 앉아 집중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게…”
하심(下心)이란 자신을 낮추어 남을 존경한다는 뜻이랍니다.
황대선원 답사를 마치고 안의면 鎭山 기백산을 향합니다.
소백산맥이 서남으로 뻗으면서, 덕유산을 이루고 또 덕유산에서 동남으로 산줄기가 뻗으니, 여기에 기백산(箕白山)이 있습니다. 높이 1331m. 먼 옛날, 고대인들은 지구 모든 물체는 하늘로부터 기운을 받는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가리켜 상응(相應)의 원리(correspondence)라 합니다. 고대 천문학 자료를 보면 기백산은 지상(地上)의 산이 아니라 우주 기운을 받는 산이라고 하죠. 여기서 말하는 우주 기운이란 기성을 뜻합니다.
기성(箕星)은 이십팔수(二十八宿)의 하나이며, 청룡칠수(靑龍七宿)의 맨 끝의 성수(星宿)로서, 별 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별이랍니다.
먼 옛날 고대인들은 기백산 정상에서 목격했습니다. 기성에 거주하는 하늘신들이 운차(雲車: UFO)를 타고 기백산 정상에 착륙하는 것을. 하늘 신들은, 기백산에 미개한 지구인들을 불러놓고 농사짓는 방법, 비바람을 부르는 비법을 전수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역사학자 제카리아 시친이 쓴 ‘시간이 멈추는 날’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렇듯, 기성(箕星) 하늘신이 왕래했다 해서 산 이름이 기백입니다. 기백산 옛 이름은 지우산(智雨山). 이것 역시 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성은 비바람을 일으키는 별입니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은 기백산 정상에서, 기성과 교신, 미래의 날씨를 통보 받았단 말인가요?
기백산은 우주의 별, 기성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산이다. 기백산에서 발원한 물은 위천과 지우천으로 관통합니다. 지우천 물은 마침내 남강으로 흘러간다. 지우천 주변 경관은 나라 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그 미적 풍광이 빼어납니다. 이곳에 용추계곡이 있습니다. 용추계곡 아래, 기백산 정기 한 몸에 받는 마을이 있습니다. 함양군 안의면 하원리 내동마을. 내동마을 앞에 지우천이 흐릅니다.
수동면 효리에 사는 자연치유가 천지인 선생은 내동마을을 관통하는 지우천을 가리켜 “탁족 즐기기에,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바위는 물과 더불어 어울어 지고 물은 산과 더불어 어울어 지니, 가히 이곳이야말로 지상낙원이다”라고 감탄했습니다.
다음호 예고
김윤택 후보와 함께 떠나는 서상면 서하면 문화유산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