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예술인 이야기 2편] 거창민미협 강경근 작가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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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예술인 이야기 2편] 거창민미협 강경근 작가의 작품세계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1.11.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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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고등학교 재직,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한국현대도예가회 회원, 교원공예가회 회원, 민족미술인협회 회원
비명 - 서울 하늘 아래 내 집은

서울, 전세방살이 가난한 한 남자가 어둑어둑한 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의 어깨는 축 쳐져 있다. 장사익은 이 남자의 초라한 모습을 노래한다. “기진한 몸, 텅빈 가슴으로 (집으로)돌아와 문을 열면, 부스스 잠 깨어 강아지들처럼 기어 나오는 아이들을 보고야, 팅빈 가슴이 출렁 채워집니다

소설가 김승옥은 수필집<뜬세상에 살기에>를 통해 가난한 지아비의 심정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집을 향해 밤길을 가는 동안, 나는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마련해놓은 것의 초라함을 뼈저리게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의 집, 우리의 방도 그 사랑스러운 아이를 맞아들이기에는 몹시 초라하다고 생각되었다

최근 거창민미협에서 개최한 전시회("비명, 끝나지 못한 전쟁") 구경갔다가 거창민미협 회원 강경근 화가 작품 비명 - 서울 하늘 아래 내 집은을 감상했다.

작품을 보면서 필자는 내내 장사익의 노래 <귀가>와 김승옥 에세이, <뜬 세상에 살기에>를 생각했다. 강경근 작가는 작품 (“서울 하늘 아래 내 집은”)의도를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주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도 이런 기본적인 의식주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지국가의 가장 큰 장점도 기본적인 의식주는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갈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주택은 기본적인 삶의 영위하는 수단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과연 우리나라에서, 서울에서 내 작은 몸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아주 작은 집 하나라고 편하게 가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강경근 작가를 만나 선생의 작품세계를 들었다

-선생은 거창 민미협 창립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 회, 창립 취지는?

현실로부터 유리된 관념적인 미술을 멀리하고 인간의 삶 곁에 꼭 붙들어 두어야 할 그런 작업을 하고자 하는 진솔한 미술인들이 거창민미협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고자 합니다이다.

-거창민미협의 활동상에 대해 들려달라.

거창민미협은 거창예총의 출범과 함께 출범하였다. 지역에서 다양한 시민운동을 함께 하던 미술인이 주축이 되어 80년 민중미술의 맥을 지역에서 선보이고자 출범하였다. 창립 취지에서 밝혔듯이 시대의 아픔, 지역의 문제, 인간의 본질 등을 각자의 처지에서 고민하고 풀어낸 작품들을 하였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다양한 미술인들이 지금까지 힘들게 미술 전시를 해 왔고, 다행히도 올해 21회째 전시를 거창문화원 진시장에서 실시하게 되었다. 그 동안 부침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 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을 자축하고 싶다.”

-이 작품 외 선생님의 작품을 본지에 소개하고 싶다 어떤 게 있나?

작가는 작품으로 일반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작가의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살면서 늘 외면하거나 놓치고 있는 죽음의 문제를 한국 민족 신앙의 상징을 빌어 표현하는 작업을 해 왔다. 민속신앙에서 말, 오리, 배 등은 이승의 삶이 끝나고 저승의 삶으로 옮아갈 때 혼을 싣고 가는 매개체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매개체가 나의 작품 속에 자주 나타난다. 전시장에서 예기치 않은 죽음에 대한 물음을 받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주어진 삶의 목적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하고 싶은 것이다.”

 

한편 강 작가는 도예가로 이름높다.

-도예에 심취하게 된 동기는

도예는 흙과 물과 불의 예술이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미술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것 하나 자연을 거슬리는 것이 없다. 흙을 만지고 있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욕심과 번뇌 등이 사라진다. 온전히 흙에 몰입되어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 이런 ()”의 상태가 좋다. 만들어진 결과물의 완성 역시 나의 손을 떠나 온전히 불에 맡겨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삶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자연적인 것을 강제로 거슬리지 않는 것, 물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살아가면서 세상에 조금이라도 빚을 지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시계획은

지금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낸다고 온전히 작품에 몰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작업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다양한 단체에 가입하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의 전시계획은 교직을 끝내는 마지막 해에 그동안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하는 것이다.”

*강경근

-경상국립대학교 미술교육학과 졸업(학사)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석사)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교육방법 박사과정 졸업(박사)

 

-개인전 3(교원대, 서울 포스코, 거창)

-단체전 다수

 

-: 함양고등학교 재직,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한국현대도예가회 회원, 교원공예가회 회원, 민족미술인협회 회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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